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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만원이 넘는 가방.나는 그것을 살 자격이 되는가?
    내돈내산 후기 2024. 11. 8. 16:19

    명품이란 무엇인가?

    소비란 무엇인가?

    나는 비싼 가방을 들고 다닐 자격이 되는가?

    나는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겠는가?

     

    물욕이 찾아왔다. 

    엇? 나도 갖고 싶다. 이쁘네~ 물욕이 인사한다.

    후뚜루 마뚜루 들수 있을것 같아. 나는 캐쥬얼로 많이 입는데 청바지에도 어울릴 것 같고 그렇다고 구두에 없어 보이지 않을 만큼 단조롭고 이쁜게 갖고싶어!!!!! 

    에엑? 230만원? 가방 가격을 보고 조금 놀랐다.

     

    ' 저 사람도 저 사람도 저사람들은 뭔데 저런 비싼 가방을 아무렇지 않게 들고 다닐 수 있는거지?'

     

    야 맞벌이에 나이도 서른 후반에 너 저런거 살 자격되지. 할부로 해도 되고 모아둔 돈 있으면 그거로 사거나!

    너무 안꾸미고 명품가방 없으면 너무 사람이 추레해보여.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잘 꾸며야해 사람은. 그래야 무시도 안당해.

    너가 잘쓰고 네딸 물려주면되지! 명품은 그런 것도 가능해~ 물려주는거지~

     

    00이 가방샀네 이쁘다. 300만원? 너는 능력되지~ 네가 들으니까 이쁘네~

    야!! 너는 좀 너도 사. 들 자격되지. 돈벌잖아~ 명품가방사면서 일할 이유도 만들고 그러는거지

     

    갖고는 싶은데 이런 소비가 맞는 건지 깊은 생각이 들었다. 욕망과 현실사이에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 5월달 몹시 갖고 싶었으나 욕망을 억제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정말 갖고싶냐고 묻는다. 수익을 얻은게 있어서 선물로 사주겠다고 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웠지만 나는 정말 그 가방을 살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또 생각해보게되었다.

     

    큰맘 먹고 7년전.신혼여행지에서 루이비통 가방을 하나 들이긴했었다. 너무 나는 루이비통이요~라고 써있는 것이

    나의 캐쥬얼과는 동떨어진 느낌인것 같기도하고 해서 결혼식장을 가거나 할때 간간히 든다. 

    남편은 왜 안들고 다니냐고 한다. 

      사실 좀 아끼는 중이야. 내가 저 가방을 비오는날 들은적이 있거든? 근데 사실 너무 신경쓰였어. 사실 사람 나보다 중요한     건 없는데 내가 비를 맞는건 괜찮고 이노무 가방이 비맞아서 곰팡이라도 쓸까봐 너무 신경쓰였어.

     

       그리고 왜 그런소리있잖아. 누군가가 뭘 묻히거나 흘렸어. 이게 얼마짜린줄 아냐 면서 그런소리도 하기도 싫고.

        그러기 전에 잘관리해야겠지만 말이야.

     

        가방주제에 비싸서 가방의 역할을 못하고 상전처럼 모시게되니까 이런 소비가 맞는건지

         나는 왜 이것을 갖고 싶은건지 생각해보게되었어. 라니 남편이 그건 아직 니가 그걸 가질 단계가 아니란거라고 말한다.

     

        사실 나도 그렇긴 한거같아. 들고다니면서 뭐묻을까봐, 구겨질까봐, 망가질까봐 가방이 가방다워야지 그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가방을 모시고 다니는게 웃기잖아. 그리고 내 수입은 월 400고정적인데 한달 월급 빠듯이 저축도 안하고       가방만 사야지 유지되기도 하는 거고. 이게 뭔 아이러니야. 

    나에겐 아직 과소비일수도 있는 물건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에 일화가 생각난다.

    난초를 선물 받은 후 정성스러운 보살핌에 난초는 잘자랐고, 외출을 해야하는 뜨거운 여름날

    밖에 놓아두고 온 난초가 불현듯 생각나서 조급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스님. 축처진 난초를 보며 얼른 그늘에서 물을 주며 한숨을 돌리는 순간!

    법정스님은 "내마음에 난초가 들어와 있었구나"

    집착때문에 내마음에 괴로움이 있음을 깨달으셨다고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결심을 했다는 일화. 그 후 난초는 아는 지인분에거 선물로 주게되었고, 하루에 한가지씩 버리자라고 다짐하며 무소유의 의미를 터득하게 되셨다고 한다.

     

    나는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가

    타인의 시선? 돈? 명품가방? 

    타인의 추레한 시선이 신경쓰여 서른후반이면 명품가방이 있어야지 라고 집착했고

    내 월급만큼의 돈을 소비해야 얻을 수 있는 일이라서 마음이 불편했고

    가방이 닳게 되는게 아까워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어리석음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내가 저축을 하는 명분에 대해, 나의 소비의 명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방을 안샀냐고?

    아니... 이 상전같은 가방을 수익이 난 금액으로 선물하고 싶다는 제의에 나는 홀딱 넘어갔다.

    한 십년 잘 메고 다니면 더없이 아깝지 않겠지라고 한번 또 큰 소비를 했다. (그렇게 나는 합리화했다.)

     

     

    명품으로 몸을 휘감아도 그 값어치에 당당할 수 있게, 그 물건따위보다 사람이 우선일 수 있게 자산을 늘릴 수 있도록 명품보다 내가 더욱 명품이 되도록 (진부한 말이지만) 다짐해본다~

     

    230만원 통크게 질러준 남편에게 감사를~

    우리의 불어나는 자산을 위하여~ 치얼스~

     

    (그래도 그 작다란 셀린느 로고가 달린 핸드백 400이 넘던데. 그놈보다는 저렴한 놈이고! 그 400만원짜리도 갖고싶다!!! 이놈의 물욕을 다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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